2023. 9. 15. 00:01ㆍ행복해요/맛집탐방
강동구는 맛집의 불모지다
먹는 걸 워낙 좋아해서 여기저기 쏘다니는데, 강동구는 진짜 먹을 게 별로 없다
그런 강동구 동쪽 끝 상일동역의 주택가 대로변에 위치한 동네 파스타집이다
근데 맛은 전혀 동네 파스타집의 맛이 아니다
여기는 나를 정말 힘들게 한 식당이다
첫 방문부터 만족도가 진짜 높아서 모든 메뉴를 다 먹고 싶은데,
매 방문마다 오늘의 메뉴가 달라서 매 번 오늘의 메뉴를 시켰다 ㅋㅋㅋㅋ
메뉴 고르기가 너무 힘들어!!!
마노 : 네이버
방문자리뷰 81 · 블로그리뷰 4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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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글에는 제대로 된 리뷰도 안 나오네.. ㅠ
손님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매 방문마다 너무 걱정된다
개인적으로 식당 위치가 별로 안 좋다고 생각한다
없어지면 나 진짜 울 것 같다
가끔씩 생각날 때마다 제발 잘 되게 해 주세요 기도하곤 한다
사실 첫 방문때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파스타는 먹고 싶은데, 해 먹긴 싫어서 왔다
마침 동네에 새롭게 이탈리안 식당이 생겨서 와봤다
동네 식당인데 별 기대없이 왔다
첫 디쉬 엔쵸비는 내가 너무너무 사랑하는 오일 파스타의 정석과도 같았다
여기서 이미 반해버렸다... ㅎ
썬드라이 토마토가 이 집 엔쵸비 파스타의 킥인데
와 진짜 오일 파스타에 색채를 더 해주는 화룡점정과도 같은 느낌이었다
여기서 먹어보고 나서 썬드라이 토마토를 내 요리에 쓰기 시작했다
아마도 사장님 부부가 같이 운영하시는 느낌이었는데 잘은 모르겠다
페코리노 로마노 + 베이컨 + 노른자로 맛을 낸 까르보나라
예전엔 정통 까르보나라가 접할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, 요즘은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것 같다
사실 관찰레 대신 베이컨을 썼으니 엄밀하게 정통 까르보나라고 할 순 없다
관찰레는 염장을 한 돼지 볼살이라서 굉장히 향이 강하다
아무튼 하고 싶은 말은 맛있다고...
그 말이 하고 싶었어
간단한 샐러드 느낌의 메뉴
지금은 없어진 메뉴다
혼자 가서 오늘의 메뉴 2개 시켰던 날이다
위의 메뉴 치킨 카챠토레는 수비드 한 닭고기에 레드와인 + 토마토로 소스를 낸 이탈리안 디쉬다
토마토가 이렇게 맛있구나 라는 걸 다시금 알게 해 줬다
지금은 정식 메뉴에 등록되어 있다
포르체타는 지금도 가끔 오늘의 메뉴에 올라오는지는 모르겠는데
마실 것 없이는 조금 힘들 수 있는 메뉴였다
나라면 맥주나 화이트 와인 마실 것 같은 맛
그냥 사진 보면 느껴지는 맛 그대로의 요리다
꽤나 자주 갔어서 사진을 안 찍은 날도 있었던 것 같다
내가 진짜 절대 안 시키는 메뉴가 라구다
우선 난 소고기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한다
그리고 미트볼 이런 거 거의 먹질 않는다
근데 여기라면 다르지 않을까 하고 시켰고, 생면에 대해서도 궁금하긴 했다
당연히 아주 훌륭한 퀄리티로 나왔지만, 나는 역시 라구는 안 맞았다 ㅠ
맛이 없을 수가 없다
바질은 항상 옳다
그래도 역시 나한테 이 집의 베스트는 엔쵸비..!
단호박은 안 좋아하는 걸 넘어서 싫어한다
그런데도 이런 오늘의 메뉴들은 무조건 시킨다 (여기를 그 정도로 좋아한다 ㅎㅎ)
객관적으로 오징어가 잘 익었고 쥬키니 베이스의 소스도 부드럽게 잘 조화된다
그래도 내가 다 먹기에는 좀 힘들었다
내 개인적인 취향에는 레몬제스트를 넣었다면 더 괜찮았을 것 같다
아마 내 기억이 맞다면 오렌지제스트가 들어갔다
괜찮게 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"비스큐"라는 단어를 보면 꼭 시켜보길 권한다
새우나 랍스터등의 갑각류를 가지고 오일이나 소스를 만든 걸 비스큐 오일 혹은 소스라고 한다
갑각류의 감칠맛의 농축액이라고 생각하면 된다
혼자 자취하면서도 비좁은 주방에서 어떻게든 만들어서 요리에 넣어 먹는다
처음 만들 때 뭣도 몰라서 새우 잔뜩 사서 살이랑 껍질 분리하고 내장 손질한다고 고생했었다
손 다 찔려서 피나고 뜨거운 오일 담는 통이 없어서 급하게 사러 다니고 그랬다 ㅋㅋ
지금 와서 보니 다 추억이다
이야기가 딴 길로 샜는데, 내 생각에는 엔쵸비를 이기고 최고의 파스타가 되지 않을까??
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맛있게 만족한 디쉬였다
그렇게나 꿈에 그리던 엔쵸비를 무조건 먹어야지 하면서도
새로운 메뉴 도전하느라 몇 번의 방문만에 다시 먹게 됐다
여전히 아름다운 자태와 맛을 뽐내는 너란 녀석..
어떻게 하면 이렇게 맛있는 오일 파스타를 할 수 있을까?
나도 빵가루를 조금 써볼까?
생면을 쓰는 토마토 파스타
위에 올라간 건 생모짜렐라 치즈
개인적으로 조금 아쉽다
맛이 아쉽다기보다는 관찰레를 쓴 아마트리치아나를 여기서 먹어보고 싶다
아마트리치아나는 내가 해도 기가 막히게 맛있는데 여기서 먹으면 행복해질 것 같다
오랜만에 방문해서 먹은 푸타네스카
엔쵸비와 케이퍼가 들어가서 매콤 새콤한 맛이 특징이다
토마토 파스타 보단 푸타네스카가 내 취향이다
언젠간 관찰레가 아니고 베이컨 이더라도 아마트리치아나를 해주세요!!
돌고 돌아서 결국은 너야 엔쵸비
어쩜 그리 맛있니
글을 쓰다 보니 또 먹고 싶어졌다
여기는 진짜 강동구 사는 사람들한테는 무조건 추천하는 식당이다
오죽하면 부동산 사장님도 여기서 식사 좀 해보시라고 추천했었다 ㅋㅋㅋ
변치 말고 장사해 주시길 바란다
옮기게 되더라도 꼭 주기적으로 갈 식당이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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