강일동(2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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밤에는 선선했던 20년 9월의 동네 산책
가끔씩 찾아오는 무기력한 날이 있다 그런 날은 아무것도 하기 싫고 우울한 날 그런 무력감에는 저항없이 무너지게 된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결되긴 하지만, 그 느낌은 진짜 너무너무 최악이다 그럴 때마다 산책을 가면 많이 나아진다 이 날은 생생히 기억이 난다 큰 실수를 했던 날이다 스스로 한심스럽기도 하고 뭘 해야 할지 방황했던 때 기분 전환 한다고 다리 위에서 산책하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봤던 날이다 그러다가 왜인지 사진을 찍었던 날 그로부터 나흘 후, 날이 좋아 나갔던 산책 옛날에는 완전 허허벌판 이었는데, 신도시로 개발되면서 천지개벽한 모습 건너편의 아파트 한 장과 반대편 식당가를 찍어봤던 날 찍을 당시에는 몰랐는데 글을 쓰려고 사진을 보다 보니 새가 찍힌 걸 알게 됐다 저 새처럼 바람따라 ..
2023.09.21 -
적당히 따듯했던 20년 4월의 동네 산책
집에서 할 일 없이 뒹굴뒹굴 거리다가 산책을 나왔던 날 아직은 춥기도 하고 따듯하기도 했던 4월의 어느 날 문득 집 바로 앞 풍경을 담고 싶었나 보다 나는 우리나라 하면 소나무가 떠오른다 소나무가 멋있어서 좋아 나중에 정원이 있는 집을 짓는다면 분재용 소나무를 사지 않을까? 이 날은 좀 멀리 산책을 갔던 날이다 한강변을 따라 걷다 도착한 생태공원 서울의 동쪽 끝을 알리는 등대와도 같은 구리타워가 강 건너 보인다 내가 엄청 어렸을 때부터 한결같이 자리를 지킨 건물 알게 모르게 안심을 주는 건물 Underneath the Sycamore Tree라는 책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에서 나올 것 같은 느낌의 나무라고 느껴졌다 ㅎㅎ 이케아가 들어올 예정인 고덕 비즈 밸리 지금은 건물들이 다 올라섰다 3년 반 전이라 ..
2023.09.21